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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닝의 대명사 '카우하이드(카우하이드 가죽)'의 모든 것
안녕하세요! 가방 디자이너 infomina입니다
명품 매장에서 루이비통 가방을 처음 샀을 때, 손잡이(핸들)나 스트랩 부위의 매끄럽고 뽀얀 분홍빛 가죽을 보며 우아함에 탄성을 지르셨던 적이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뽀얀 가죽에 때가 타거나 물이 튀면 어쩌지?" 하는 걱정 때문에 가방을 맘 편히 들지 못하고 조심조심 다루셨던 경험도 다들 한 번쯤 있으셨을 텐데요.
많은 분들이 루이비통 손잡이에 쓰이는 가죽을 단순히 '흰색 가죽'이나 '색칠 안 한 보통 가죽' 정도로 알고 계시곤 합니다. 이 가죽은 가죽 가공의 꽃이라 불리는 '카우하이드(Cowhide) 천연 베지터블 가죽'으로, 세월과 사용자의 습관에 따라 자신만의 색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생명력을 가진 소재입니다.
오늘은 루이비통이 수십 년째 이 가죽을 고집하는 진짜 이유부터 시작해서, 촌스러운 묵은 때가 아니라 명품다운 우아한 캐러멜빛 우드 톤으로 태닝을 만드는 디자이너만의 꿀팁, 그리고 물 한 방울에 패닉에 빠졌을 때 10분 만에 가방을 살려내는 응급처치법까지 초등학생도 이해하기 쉽게 아주 디테일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루이뷔통 핸들에 쓰이는 미가공 천연 소가죽(베지터블)의 특징
우리가 흔히 루이비통의 손잡이나 가방 테두리 패치에서 볼 수 있는 뽀얀 가죽을 전문 용어로 '카우하이드(Cowhide) 베지터블 천연 소가죽'이라고 부릅니다.
일반 시중의 색깔 있는 가죽 백들은 가죽 표면에 페인트(안료)를 바르고 두꺼운 투명 방수 코팅막(비닐 옷)을 입힌 상태입니다. 그래서 물이 튀어도 스며들지 않고 오염에 강하죠. 반면, 루이비통의 카우하이드 가죽은 아무런 화학 페인트나 투명 코팅막을 입히지 않은 '맨얼굴(화장 안 한 민낯)' 상태의 가죽입니다.
가죽 고유의 숨골, 즉 모공이 그대로 열려있는 생생한 생가죽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루이비통은 왜 이렇게 관리가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맨얼굴 가죽'을 고집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식물성 탄닌(Tannin) 성분으로 무두질(가공)하여 얻어지는 독보적인 감촉과 고급스러운 태닝 변화 때문입니다.
화학 약품(크롬)이 아닌 나무껍질이나 열매에서 추출한 자연 성분으로 가죽을 천천히 길들이는 베지터블 공법은, 가죽 본연의 유연함을 유지해 줍니다.
손으로 쥐었을 때 착 감기는 부드러운 그립감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햇빛의 자외선(UV)과 공기 중의 산소, 그리고 사용자의 손에서 묻어나는 미세한 유분을 마시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뽀얀 핑크빛에서 묵직하고 클래식한 캐러멜빛(우드 톤)으로 자연스럽게 색상이 깊어지는 매력을 자랑합니다.
제가 디자인실에서 신제품을 기획하고 봉제 공장에서 가방 샘플의 만듦새를 감독할 때, 이 베지터블 (카우 하이드 ) 가죽은 항상 가장 다루기 까다로운 원단 1순위였습니다.
오염이나 손때에 너무 민감하다 보니 기술자분들이 장갑을 끼고 조심스레 봉제 공정을 진행해야 했죠. 그럼에도 디자인 총괄로서 이 가죽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가방이 완성되어 오랫동안 사용자의 손길을 탔을 때 나오는 그 깊은 우드 톤의 클래식한 아우라는 그 어떤 인공 코팅 가죽도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품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2. 뽀얀 핑크빛에서 명품 우드빛으로 예쁘게 태닝 만드는 꿀팁
루이뷔통 카우하이드 가죽의 진정한 멋은 세월이 흐르며 차분하게 익어가는 '태닝(Tanning)'에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를 잘못하면 골고루 예쁘게 익는 것이 아니라, 손잡이 부분만 얼룩덜룩하게 검은 때가 타거나 얼룩이 생겨버려 속상을 치르기도 하는데요.

촌스러운 손때 얼룩이 아닌, 백화점 매장의 진열 상품처럼 빛깔이 고르고 단단한 명품 우드 톤으로 예쁘게 태닝을 완성하는 디자이너의 핵심 3단계 꿀팁을 공개합니다.
1단계: 첫 실외 외출 전, 3~5일간 '셀프 햇빛 태닝' 거치기
새 가방을 사자마자 들고 외출하여 손으로 덥석 쥐는 것은 얼룩덜룩한 손때의 주범입니다. 가방을 사셨다면 들고나가기 전에, 직사광선이 직접 내리쬐지 않는 통풍이 잘되는 베란다의 그늘진 창가(간접 광선 부위)에 가방을 3일에서 5일 정도 가만히 놓아두세요.
자외선에 의해 가죽 표면의 유분이 살짝 올라오면서 뽀얀 분홍색이 옅은 아이보리~살구빛으로 골고루 자리를 잡게 됩니다.
2단계: 가죽 전용 영양 왁스/에센스로 미리 '기초 유분막' 형성하기
햇빛 태닝으로 베이스 색을 살짝 잡아주었다면, 100% 면 천이나 부드러운 극세사 헝겊에 가죽 전용 영양 에센스를 아주 미량(콩알 크기)만 묻혀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펴 발라줍니다.
얇은 영양막을 형성해 주면 외부 오염물질이나 땀이 모공 속으로 곧바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단, 에센스를 바르기 전 반드시 보이지 않는 안쪽 면에 살짝 테스트하여 변색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3단계: 핸들 스카프(방도) 활용과 땀/핸드크림 주의하기
태닝이 완성되기 전 단계에서는 손에 핸드크림을 바른 직후 가방 핸들을 잡거나, 땀이 난 손으로 잡는 것을 절대 피해야 합니다. 손의 유분과 염분이 모공에 집중적으로 스며들면 그 부분만 까맣게 오염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태닝이 완전히 자리를 잡을 때까지 핸들 부분에 실크 스카프(방도)를 예쁘게 감아 사용하시는 것도 디자이너들이 강력 추천하는 실전 스타일링 비법입니다.
이렇게 처음 1~2달간 정성을 들여 베이스 태닝을 깔아두면, 이후에는 빗물이 살짝 튀거나 오염이 묻어도 가죽 자체가 유분 보호막을 쥐고 있어 훌륭하게 튕겨내며 10년이 지나도 고급스러운 캐러멜 빛깔을 유지하게 됩니다.
3. 물 한 방울에 얼룩 생기는 카우하이드 가죽의 방수·얼룩 응급처치
가죽 모공이 완전히 열려있는 카우하이드 베지터블 가죽의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물(수분)'입니다. 길을 가다 갑자기 소나기를 맞거나, 카페에서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컵 표면의 물방울이 툭 떨어지는 순간, 뽀얀 가죽 위에 순식간에 진한 검은색 물 얼룩 자국이 도장처럼 찍히게 되는데요.
당황해서 물티슈로 빡빡 문지르다가 가죽 표면 염색을 다 망가뜨리고 가방을 버리는 분들을 현장에서 수없이 보았습니다. 물방울이 떨어졌을 때 가방을 살려내는 10분 이내의 응급처치 골든타임 수칙을 반드시 기억해 두세요.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
물티슈나 젖은 수건으로 문지르기: 물티슈의 화학 알코올과 수분이 가죽 모공을 더 넓혀 오염을 깊숙이 밀어 넣습니다.
헤어드라이어 뜨거운 바람으로 말리기: 열을 가하면 가죽 단백질이 오그라들면서 그 부위가 딱딱하게 굳는 경화 현상이 발생하고 형태가 찌그러집니다.
10분 안에 해야 하는 가방 심폐소생술 3단계:
마른 휴지나 극세사 천으로 '톡톡' 눌러 수분 흡수: 문지르지 말고 물방울이 떨어진 부위를 마른 휴지로 지그시 눌러 가죽 표면의 수분을 그대로 쪽 빨아들입니다.
얼룩 테두리 부위를 마른 천으로 부드럽게 경계 풀어주기: 수분을 흡수한 후 마른 안경 닦이 천으로 물방울 자국 테두리 경계선을 원을 그리듯 살살 문질러 주면, 주변 유분이 섞이면서 하얗고 검은 경계선이 자연스럽게 희석됩니다.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그늘에서 자연 건조: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가방을 놔두고 최소 하루 이상 천천히 말려주어야 합니다. 가죽이 스스로 수분을 배출하면서 원래의 색조로 돌아오게 됩니다.
만약 물방울 자국이 너무 크게 생겨 이미 검게 굳어버렸다면, 방수 스펀지나 가죽 전용 클리너를 극소량 천에 묻혀 가방 핸들 전체를 균일하게 가볍게 닦아내어 톤을 맞춰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비 소식이 있는 날에는 카우하이드 가죽 가방을 들고나가지 않는 것이며, 미리 가죽 전용 방수 코팅 스프레이를 30cm 떨어진 거리에 소량 분사하여 미세 보호막을 씌워두는 예방책이 최고의 관리법입니다.
디자이너 infomina의 솔직한 결론
가방을 디자인하고 생산 공정을 지켜봐 온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루이비통의 카우하이드 가죽은 단순히 가방의 한 부품이 아니라 "주인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살아있는 기록장"과도 같습니다.
처음의 뽀얗고 조심스럽던 핑크빛 단계를 지나, 햇빛과 손길을 거쳐 묵직하고 은은한 우드 톤의 캐러멜빛으로 변해간 가방을 바라볼 때면 그 가방이 주인과 함께 쌓아온 시간과 추억이 그대로 느껴지곤 합니다.
약간의 스크래치나 연한 물 자국 역시 나만의 가방이 되어가는 자연스러운 길들이기 과정(Aging)이니, 너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마시고 가방이 선사하는 세월의 멋을 편안하게 즐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정리해 드린 디자이너의 카우하이드 가죽 특징과 예쁘게 태닝 만드는 법, 그리고 방수 응급처치 노하우가 여러분의 지혜롭고 기분 좋은 가방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