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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이슈 2.55와 클래식 플랩차이
샤넬 리이슈 2.55와 클래식 플랩백은 비슷해 보이지만 잠금장치와 체인 스트랩에서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리이슈 2.55는 사각형 마드모아젤 락과 가죽이 없는 금속 체인이 특징이고, 클래식 플랩은 더블 C 잠금장치와 가죽을 엮은 체인 스트랩이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리이슈(Reissue)는 원작을 최대한 그대로 복원해 다시 생산한다는 뜻의 업계 용어입니다. 오리지널 2.55는 1955년 2월 코코 샤넬이 처음 발표한 디자인 그 자체를 말하고, 리이슈 2.55는 2005년, 그러니까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그 오리지널 디자인을 그대로 복각해 다시 선보인 버전을 가리킵니다.
WWD코리아 기사에서도 2005년에 오리지널 디자인을 복원한 리이슈 버전이 공개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WWD코리아). 그런데 이 사이에 한 단계가 더 있습니다.
1983년 칼 라거펠트가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로 부임한 뒤, 그는 오리지널의 사각형 마드모아젤 락 대신 두 개의 C가 겹쳐진 인터로킹 CC 락을 새롭게 도입했고, 이 라인이 오늘날 우리가 흔히 아는 클래식 플랩백으로 이어졌습니다.
| 구분 | 리이슈2.55 | 클래식 플랩 |
| 잠금 장치 | 마드모아젤 턴락 | 인터로킹 CC |
| 체인금속 | 금속체인 | 가죽을 엮은 체인 |
| 분위기 | 빈티지,절제된 느낌 | 클래식 ,브랜드 상징성 |
| 대표 | 에이지드 카프스킨 | 램스킨 캐비어 |
| 특징 | 2.55 원형의 디자인 요소 강조 | 라거펠트 시대의 대표 디자인 |
이렇게 겹쳐진 더블 C 로고를 의상과 가방에 본격적으로 적용한 것도 바로 라거펠트였다는 사실은 여러 매체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됩니다(나무위키 - 칼 라거펠트). 즉 오리지널은 1955년 원작, 클래식 플랩은 1980년대 라거펠트가 재해석한 버전, 리이슈는 2005년에 다시 원작으로 돌아간 복각판이라는 세 갈래로 정리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저도 처음 이 계보를 정리할 때 살짝 헷갈렸는데, 실제로 매장 직원들조차 리이슈와 클래식 플랩을 같은 라인으로 설명하는 경우를 종종 봤습니다.
빈티지 샵에서 오래된 개체를 감정할 때 이 세 라인의 하드웨어 형태만 봐도 대략적인 생산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데, 이런 걸 구분해 내는 게 저한테는 은근히 재미있는 작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브랜드가 자기 원작을 스스로 복각해서 다시 파는 방식이 신선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은 새로움을 앞세우는 게 패션 산업의 문법인데,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는 것 자체를 상품성으로 만든 발상이 지금 봐도 영리하다고 느껴집니다.
마드모아젤 턴락 vs 인터로킹 CC, 잠금장치로 보는 시대 차이
두 라인을 가장 빠르게 구분하는 방법은 잠금장치를 보는 것입니다. 마드모아젤 락은 코코 샤넬이 직접 설계했다고 전해지는 사각형 금속 턴락으로, 리이슈 2.55에는 이 오리지널 잠금장치가 그대로 복원되어 있습니다.
반면 클래식 플랩백에는 라거펠트가 도입한 인터로킹 CC 락이 달려 있는데, 이는 두 개의 C자를 서로 마주 보게 겹친 형태의 잠금장치를 말합니다. 저는 실무에서 이런 턴락류 하드웨어를 다룰 때마다 도금 두께라는 개념을 특히 신경 씁니다.
도금 두께는 금속 부자재 표면에 입힌 금색이나 은색 막의 두께를 말하는데, 이 두께가 얇으면 몇 년만 사용해도 잠금장치 모서리부터 색이 벗겨지기 시작합니다.
리이슈 라인은 오리지널의 빈티지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도금 표면을 약간 거칠게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새것처럼 반짝이는 도금보다 처음부터 살짝 눌린 듯한 색감을 내는 게 오히려 더 까다로운 공정이었습니다.
균일하게 광택을 내는 것보다 균일하게 낡아 보이게 만드는 게 기술적으로 훨씬 손이 많이 가거든요. 소비자들중 처음 이 공정을 접했을 때는 그냥 오래된 재고 하드웨어를 재활용하는 줄로 아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 실제로는 정교하게 설계된 별도의 가공 단계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마드모아젤 락이 인터로킹 CC보다 훨씬 절제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로고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브랜드를 알아보게 만드는 방식이, 지금의 로고 플레이 중심 가방들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 세련되게 느껴집니다.
체인 스트랩과 가죽, 실무자가 짚어주는 리이슈 원가 차이
마지막 차이는 체인 스트랩과 가죽 마감에 있습니다. 리이슈 2.55는 가죽이 섞이지 않은 순수 금속 체인 스트랩을 사용하는 반면, 클래식 플랩백은 금속 체인 사이사이에 가죽을 엮어 넣은 스트랩을 씁니다.
가죽 표면 역시 리이슈는 에이지드 카프스킨이라는 소재를 주로 씁니다. 이는 송아지 가죽에 일부러 오래되고 낡은 듯한 질감과 색상을 입힌 가공 방식으로, 오리지널이 지녔던 빈티지한 무드를 재현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이때 표면의 대각선 퀼팅은 업계에서 흔히 마틀라쎄라고 부르는데, 이는 프랑스어로 누빔을 뜻하는 단어에서 온 업계 용어입니다. 제가 원단이나 가죽 소재 박람회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건, 이런 빈티지 가공 가죽이 매끈한 새 가죽보다 원가가 더 낮을 거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실제로는 정반대입니다. 일부러 낡아 보이게 만드는 염색과 표면 처리 공정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저는 이런 가공 소재를 발주할 때마다 오히려 일반 가죽보다 단가가 높게 잡히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겉보기엔 손이 덜 간 것처럼 보이는 마감일수록 실제로는 공정 단계가 더 많이 숨어 있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이런 원가 구조를 알고 나면 리이슈 라인의 가격이 왜 오리지널 라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게 책정되는지 납득이 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낡음이라는 감성 하나를 상품화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정교한 공정을 설계했다는 사실이, 디자이너로서는 존경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이 정도의 정성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전달되고 있을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